스토브

그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는 화원에 우연히 여주가 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비주얼 노벨.

좋았던 점은 현실적인 요소와 비현실적인 요소가 섞여 있는 세계관이 오묘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주인공은 석사 학위를 준비하며 교수님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고, 작중에 나오는 SNS에서 대학생들이 여러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이야기라 공감이 갔다. 한편 별다른 설정을 안 해줘도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거나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부가 큰 화원의 특성은 현실과는 동 떨어진 꿈과 같은 이야기라 이러한 현실과 비현실을 오고 가는 것 같은 설정은 개인적으로 취향이었다. 한편 여주의 성격도 이제 막 20살이 된 나이로는 어른이지만 아이들에게서 주로 보일 만한 다소 제멋대로이고 순진무구한 모습이라 어떻게 보면 아직은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불완전한 모습이 앞서 말한 세계관의 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함과 컨셉적으로 잘 어울리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의 여주의 독백은 이러한 모습과 또 반대되는 나름의 반전을 보여주어 여주의 정체가 무엇인지 더욱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 외에도 주인공과 여주 간의 일상적인 티키타카 대화도 소소한 재미 요소였다. 설정 외적으로는 귀여운 여주의 CG나 SD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고, 전체적인 게임의 색감이 포근한 느낌이라 좋았다. 다양한 종류의 배경을 3D 모델링을 제작하여 좀 더 입체적이고 몰입감 있게 느껴졌고, 효과음도 상황에 어울리는 것으로 다양하게 들어가서 좋았다.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스토리의 메인 줄기 중 하나가 '누구도 쉽게 들어오지 못 하는 화원에 여주가 어떻게 들어왔는가?'인데 이 부분에 대한 해답 없이 작품이 끝나 아쉬웠다. 무언가 여주의 정체와 관련이 있을 법한 부분이라 후에 더 개발을 한다면 이 부분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힐링되는 감성이라 편하게 플레이 하기 좋았다. 소재도 신비롭고 전개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해질만 한 요소도 있어 앞으로의 스토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