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마스크랑 전기톱만 있으면 코스어인척 하고
6번 출구를 통해 어느 위원회로 향할수도 있을텐데’
라고 할 뻔.
날씨가 무지하게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늘이라곤 없습니다.
저에겐 건국의 에버지이자 신화의 에버지
에픽게임즈 부스입니다.
게임 심의 좀 어떻게 손 좀 봐야할것이다. 한국계정이라는 이유로 손가락만 빨아야되는 주간이 빈번해지고 있다.
라는 의견을 피력하려 접근하니
아니나다를까 올해 언리얼 강사님이 보이셨습니다.
어떤 그룹을 모아서 근황토크 같은걸 하고 계시던데
바빠보이셔서 사인해주세요 하기도 뭐해서
그냥 귓속말 제스쳐로 ‘강의 잘 들었습니다’ 하고
인사드리니 연신 고개숙여 감사를 표하시던…
뭔가 대인의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스토브 부스는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뭐 이거저거 찬찬히 설명해주시던데
제가 SNS라고는 안하니까 스마일 미션 이런거 모르겠고
걍 내가 하고싶은 게임이나 하러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잿밥에 지독히도 관심이 없었던 사람.
동일스티커의 3중첩. 제가 해넀습니다.
등지고 카운트 세서 10초 맞추면 레드불 주고 뭣도 주고 하는 행사가 있었습죠
(저는 10.43초의 사나이입니다.)
사실 여기저기서 하도 마실 거 많이 받아마셔서
카페는 구경도 못했습니다.
접대족구 장인으로서 제기차기? ㄹㅇ 폐막식 할때까지 해라고 해도 하겠는데 금요일에 조축나갔다가 발목으로 들어오는 개똥태클을 얻어맞고 발목염좌가 와서 제기차기는 스킵할수 밖에 없는게 안타까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천신만고끝에 만들어진 데모를 출품한다면 관람객 유치같은 영업적인 부분에서 진심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관람객이 앞에서 기웃거리건 말건 마이웨이이신 팀도 꽤 보이던데
한국컨텐츠진흥원 게임인재원의 라자냐 33세, 피아 같은 게임은 무료로 제공됨에도 그 쪽 전시자분들이 더 배고파보였고 더 훌륭한 에티튜드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하지만 게임도 재밋었구요.
이 자리를 빌어 샤라웃 하고 싶네요.
(Wanna Get Lucky 플레이해보신 분 있으신지 모르겠는데 팀 보약소녀 이 분들도 게임인재원 쪽 분들아닌가요?
아~주 훌륭한 비노벨을 만들어놓으셨던데)
"우리들이 죽는 방법" 부스에서는
여성 개발자 한분이 컨셉 제대로 잡으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외계인 안경 같은거 쓰고 피켓만 들고 묵언수행 조지고 계셨는데
가만히 보고있다가 “팔 안 아프십니까?”하니까 고개만 끄덕끄덕 하시는거 상당히 귀여우셨습니다.
따로 플레이도 해보고 싶어졌으니 성공적인 마케팅이자 훌륭한 워크에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영어 쓸 일이 있긴 했습니다.
정황상 싱가폴분과 대만분이신거 같은데
그 분들 입장에선 머나먼 타국까지 오셔서 프로모 하시는건데 Looks awesome. 딱 한마디만 건네도 사람 좋은 미소를 잔뜩 뛰우시던...
...그저 매드 리스펙.
점점 늘어나는 관람객들에 비해 부스는 대체로 투컴세팅이다 보니 빈자리난 부스보이면 “플레이해봐도 되나요?” 가 일종의 방문인사말이었는데 제 행색을 보시곤
혹시 한국분이신가요 ? 하셨던 부스도 계셨습니다.
웃으면서 저 한국말 되게 잘합니다.
했었던 기억도 나네요.
출중한 미모의 여성 인디게임 개발자분들이 많이 계셨고
기묘하리만치 정갈한 포니테일을 하신 남성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전시자, 관람객 양쪽 모두.
아무래도 최신메타인가 봅니다,
개발자들끼리도 사인을 받는 장면도 봤었습니다.
보기에 정말 훈훈했습니다.
시상식 이야기를 해보자면 자비가 없을 정도로 3관왕이 자주 나오던데 뭔가 제가 다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수상작에 응당 축하를 보내지만 후보로 노미니된거부터가 이미 체급이 다른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태반이 놓친 게임이니 꼭 플레이해볼 생각에 즐겁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여러 제작자분들 만나뵙고 유쾌하기도, 웃프기도 했고, 개발비화나 새로운 사실들도 많이 알게됐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냄새 잔뜩 묻어나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어서 참 즐거웠던거 같습니다.
더 이야기하고 싶어도 새로 오시는 관람객분들 접객도 하셔야하니 눈치껏 인사하고 물러나야했을 뿐이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왜 강호동씨는 이수근씨가 조기축구나가면 호통을 쳤는지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끔찍한 발목 통증으로 팔자에도 없는
정형외과를 가서 발목에 주사 3방을 맞고
그 날 하루는 절대안정을 취해야 했던 것이
2024년 최고의 억까라고 여겨질 정도로
일요일 단 하루로는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정말 많이 배웠고 정말 재밋었습니다.
ㅋㅋㅋ필력이 너무 좋습니다 잘읽고갑니다
분명 부산 2시간반이면 멀지 않은거리인데...선약이있어 못갔지만
후기보니 너무 가고싶네요 내년에는 꼭 갈래요
혼돈악님은 저를 못보셨겠지만 저는 봤습니다. 스플릿 스퀘어 부스 앞에서..
ㅋㅋ만약 부스에 있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제가 아니었을테지만 아는 척 해주셨으면 꼬지라도 하나 대접해드렸을텐데요. 친구분들꺼까지 해서.
사실 저도 처음엔 몰랐다가 스플릿 스퀘어 개발자분이랑 슬데 관련 대화하시는거 들어가지고 그 뒤에 개발자님께 슬쩍 물어봐서 알게 됐습니다..
팔 안아프냐구 ㅋㅋ 귀엽네여 ㅋㅋ
먼길 아픈 몸 이끌고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