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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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렘(CLeM)

 클렘은 메카니카(MechaNika)와 아가사 나이프(Agatha Knife)를 개발했던 스페인의 인디 게임 스튜디오 망고 프로토콜의 신작으로,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저택 안에 숨겨진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이다. 앞서 두 전작을 통해 보여줬던 특유의 비주얼과 분위기는 건재한 가운데 게임의 무대가 저택 안으로 한정돼있는 데다가 등장하는 캐릭터도 거의 없어 게임의 스케일은 대폭 줄어든 모습이다. 그래도 일본의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로부터 영향을 받아 연금술을 소재로 한 듯한 설정과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의 문법에 충실한 게임 플레이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플레이어가 찾아야 하는 무언가는 바로 나비나 거미 같은 벌레들인데,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 힘이나 용기, 아름다움 같은 미덕으로 언급한다. 그런가하면 저택 곳곳에 연금술과 관련된 물건과 언급이 자주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도 연금술과 관련된 요소가 등장할 때마다 이에 대한 설명과 묘사를 충분히 제시해 플레이어의 이해를 돕는다. 한편 중반쯤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스토리는 음산한 저택의 분위기에 더해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최후의 순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나뉘는 두 가지 결말은 저마다 나름의 개연성을 확보해 플레이어의 몰입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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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트로스(Ultros)

 울트로스는 우주의 자궁과도 같은 특별한 공간에서 세계를 멸망시키는 존재 울트로스의 부활을 막기 위해, 그리고 무한히 벌어지는 타임 루프를 끝내기 위해 모험에 나선 한 전사의 여정을 담은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알록달록한 색감을 드러내는 사이키델릭 풍의 비주얼, 기괴한 생김새의 몬스터와 그로테스크한 연출로 상당한 박력을 드러낸다. 여기에 몬스터를 처치할 때마다 획득하는 고기를 직접 섭취해 체력을 회복하고 강화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특유의 시스템이 꽤나 독특하게 다가온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우주의 자궁은 그 규모가 꽤나 방대하다. 이에 플레이어는 지도를 참조해가며 우주의 자궁 곳곳을 자유로이 돌아다니고 스스로 목표를 찾아 달성해나가야 한다. 여기에 목표를 하나씩 달성할 때마다 발생하는 타임 루프로 인해 그 동안의 기록이 어느 정도 소멸되고 가장 첫 지점에서 게임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그에 반해 전투는 다소 쉽고 단조로워 전투보다는 탐험에 큰 비중이 잡힌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외계의 느낌을 잘 살린 사이키델릭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더불어 방대한 세계관으로 탐험의 여지를 많이 심어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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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제트 : 패러모어의 보석(Arzette : The Jewel of Paramore)

 아르제트 : 패러모어의 보석은 사악한 악마 다이머로부터 왕국을 지키기 위해 모험에 나선 공주 아르제트의 여정을 담은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현재까지도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흑역사로 취급받는 CD-i 콘솔판 젤다의 전설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한 게임으로, 횡스크롤 액션 플랫포머라는 장르 선정과 일부 시스템, 그리고 한껏 과장돼 불쾌한 골짜기를 유발하는 특유의 애니메이션에서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당시나 지금이나 영 좋지 못한 게임으로 취급받는 원작과는 다르게 이 쪽은 다소 정상적인 게임성을 보유하고 있다.

 CD-i 콘솔판 젤다의 전설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한 게임답게 기괴한 연출과 과장되면서도 상황에 맞지 않는 대사로 대표되는 애니메이션 재현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모습이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젤다의 전설 원작을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애니메이션만 보고도 자연스레 원작을 떠올리게 될 정도다. 이런 병맛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에 비해 게임은 다소 정상적이면서도 난이도가 쉬운 편인데, 조작감이 제법 준수하고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초반만 잘 넘기고 나면 이후 추가 스킬과 장비, 아이템을 확보하면서 게임의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한다. 비록 원작의 평가가 다소 낮다할 지라도 원작의 핵심 요소를 완벽에 가깝게 재현하면서 불편한 점은 적절히 개선한 정신적 후속작의 모범 사례라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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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트 시뮬레이터 3(Goat Simulator 3)

 염소 시뮬레이터 3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 처음으로 출시돼 병맛 코미디 게임의 최고봉으로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염소 시뮬레이터(Goat Simulator)의 후속작으로, 염소 단 한 마리를 조종해 작은 마을을 뒤집어놓아야 하는 오픈월드 캐주얼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염소 시뮬레이터의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2편을 2편을 제치고 바로 3편으로 넘어간 기가막힌 센스가 돋보이는 가운데 상호작용이 가능한 온갖 오브젝트와 더불어 무엇이든 가능한 게임 플레이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 와중에 충돌에 따라 해괴망측한 반응을 보이는 특유의 물리 엔진 역시 여전하다. 

 다양한 게임의 패러디와 오마쥬, 이스터 에그, 그리고 특정 조건을 달성해 획득할 수 있는 염소 스킨과 도전 과제가 존재하며, 최대 4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해 온라인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편에 이어 철저히 바보 같고 병맛 넘치는 게임성이라는 초심을 잘 지킨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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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스몰 메이즈(20 Small Mazes)

 20 스몰 메이즈는 20가지 각양각색의 미로를 원하는 순서대로 해결해야 하는 캐주얼 퍼즐 게임이다. 오로지 미로 하나에만 충실한 게임인데, 20가지의 미로 뿐만 아니라 게임을 켜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기본 메뉴화면조차 미로로 디자인됐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더불어 책상 위에 여러 장의 종이를 흩어놓듯이 20가지 미로가 화면에 널부러져있는 게임 화면 또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20가지의 미로는 저마다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로 퍼즐 뿐만 아니라 가운데를 접었다 펼치는 미로, 고전 아케이드 게임인 팩맨처럼 양 끝단이 이어져있는 미로, 중력이 적용되는 미로, 벽을 부술 수 있는 미로 등 다양한 매커니즘을 접목시킨 미로를 이 게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소 퍼즐이나 암호 해독처럼 다른 미니 게임과 접목을 시도한 미로가 보이는가 하면 아예 미로 전체를 움직이거나 미로 속에 또 다른 미로를 숨겨두는 등 독특한 응용을 보여주기도 한다. 1시간 남짓이면 모든 미로를 풀 수 있을만큼 짧은 게임이지만,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미로를 하나의 게임 안에 넣어둔 모양새라 꽤나 재밌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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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 2(Please, Touch The Artwork 2)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 2는 추상화의 대가 피트 몬드리안의 그림을 소재로 했던 플리즈, 터치 더 아트워크(Please, Touch The Artwork)의 후속작으로, 기이하고 기괴한 화풍의 그림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화가 제임스 앙소르의 그림을 소재로 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이다. 제임스 앙소르가 생전에 그렸던 작품들 대부분이 게임 안에 들어있으며, 플레이어는 무채색의 해골을 조종해 제임스 앙소르의 여러 그림들을 차례차례 드나들게 된다. 한편 유료 게임이었던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작은 무료로 풀렸는데, 이는 벨기에 플랑드르 정부로부터 제작비를 지원한 덕분이라고 한다.

 그림 안에 존재하는 캐릭터들로부터 특정 물건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고 여러 그림을 돌아다니며 해당 물건을 전부 찾아 갖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림의 찢어진 부분을 복원하기 위해 간단한 한붓그리기 퍼즐을 풀기도 한다. 기이하면서도 기괴한 광경으로 가득한 그림은 누군가에게는 소름 끼치게 느껴질 수 있어도 어딘가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구석이 있다. 여기에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의 문법을 그대로 따라간 게임 플레이는 살짝 단조롭게 느껴질 순 있어도 작품에 보다 깊이 교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명화를 관람하듯 느긋한 페이스로 제임스 앙소르의 여러 작품을 감상하는데 좋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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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라트로(Balatro)

 발라트로는 트럼프 카드를 활용해 즐기는 대표적인 카드 게임 포커를 기반으로 한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4종의 문양과 13종의 숫자를 조합한 52장의 카드로 시작해 무작위로 뽑은 여러 장의 카드를 족보에 맞게 내 점수를 확보하며 최후의 블라인드까지 무사히 돌파해야 한다. 앤티와 블라인드가 넘어갈 수록 목표 점수가 급격히 올라가는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선 타로 카드와 행성 카드, 유령 카드를 적절히 확보해 덱을 관리하고 다양한 효과를 지닌 조커를 획득해 점수를 확보하기 위한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포커의 규칙에 충실하면서도 기존 포커의 상식을 뒤흔드는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트럼프 카드 덱을 극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가 하면 행성 카드를 통한 배율 관리를 통해 족보 배율을 뒤바꿀 수도 있고 여러 장의 조커 배합을 통해 기대 점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수백만 점의 점수도 가뿐히 확보할 수 있으며, 이 때 느낄 수 있는 쾌락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특정 조건을 추가한 채 게임을 풀어 나가는 챌린지와 십수가지에 달하는 스타트 덱, 그리고 조커와 각종 카드 확보에 따른 컬렉션 등으로 다회차 플레이의 가치 또한 상당하다. 단언컨대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 이후 최고의 게임성과 중독성을 지닌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이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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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니의 대탈출(Penny's Big Breakaway)

 페니의 대탈출은 소닉 매니아(Sonic Mania)의 개발진들이 따로 모여서 만든 게임으로, 세계적인 스타를 꿈꾸는 거리 공연가 삼는 페니의 요절복통 대모험을 담은 3D 플랫포머 게임이다. 페니의 독특한 생김새와 알록달록한 세계는 2000년대 초반 콘솔 플랫폼을 통해 출시됐던 3D 플랫포머의 향수를 자극하며, 높은 곳에 매달려 날아다니거나 먼 거리를 빠르게 뛰어다니는 빠른 템포의 게임 플레이는 스릴이 넘친다. 특히 거대한 요요를 활용한 다양한 액션과 간식을 통한 파워 업으로 갖가지 능력을 발휘하는 시스템으로 재미를 대폭 끌어올린 모습이다. 그 밖에 스토리 모드와 타임 어택 모드, 보너스 아이템 및 시크릿 스테이지 등 코인 획득 및 사용에 따라 다양한 컨텐츠를 해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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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쿨리나티(Inkulinati)

 잉크리나티는 중세 필사본 위에 잉크로 그려진 동물들을 조종해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턴제 전략 게임이다. 중세 서적을 보는 듯한 질감의 배경에 더해 낙서처럼 그려진 듯한 동물들의 생김새는 어딘가 익살스러운 구석이 있다. (여담으로 게임상에 존재하는 동물 캐릭터들 대다수는 실존하는 중세 서적에 그려진 그림들을 반영했다고 한다.) 상대편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초소형 잉크리나티를 보호하면서 적으로 등장하는 동물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고 상대편 잉크리나티를 처치해야 한다.

 횡스크롤 방식의 게임이라 단순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각 동물들의 특성이 전부 다른 데다가 턴과 지형, 그 밖에 자잘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아 높은 전략성을 띄는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의 진행은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 같은 무작위 생성 스테이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전투 회수와 돌발 이벤트가 달라져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다. 여기에 매 전투마다 직접 조종하는 야수와 행동, 및 재능이 달라 전투를 승리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고 적절한 판단을 취해야 한다. 중세 필사본이 떠오르는 익살스러운 비주얼과 전략성이 극대화된 게임 플레이로 진득하게 즐길 수 있을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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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도우킬(Windowkill)

 윈도우킬은 윈도우 배경 화면을 배경으로 삼아 펼쳐지는 트윈 스틱 슈팅 게임이다. 플레이어의 배경 화면 위에 여러 개의 윈도우 창이 난잡하게 켜져있는 게임 화면이 상당히 독특하게 다가온다. 게임은 작은 윈도우 창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사방으로 투사체를 발사해 캐릭터가 존재하는 윈도우 창의 크기를 넓힐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적극 활용해 다가오는 적들을 처치하며 코인을 획득해 캐릭터를 강화하는 한편 끊임 없이 사방으로 투사체를 발사헤 조금씩 수축하는 윈도우 창을 조금씩 늘리고 이동시키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들은 고유의 윈도우 창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무한으로 게임을 즐기는 무한 모드 이외에 일정 시간 동안 버티는 제한 시간 모드가 별도로 존재하며, 조건에 따라 새로운 캐릭터와 배경 색깔 및 음악이 해금된다. 여기에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숨겨진 보스전에 진입하게 되고, 이 보스를 처치할 시 게임을 승리할 수 있다. 윈도우 운영체제의 특성을 독특하게 활용한 이색적인 슈팅 게임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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